경산 자인시장 할매 선지국(feat. 진짜 콩국수 맛집)
- 일상
- 2020. 6. 30.
경산 자인시장 할매 선지국(feat. 진짜 콩국수 맛집)
청도 운문사 구경 후 작년 자인시장에서 맛있게 먹었던 콩국수가 생각났습니다. 5월 1일 날 시작하여 추석 전까지만 장사한다는 삼정 콩국수, 그리고 라이벌인 국물이 진한 할매 선지국 콩국수!!! 저희 부부는 콩국수를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작년 여름 한 철 동안은 콩국수집 투어를 다니면서 맛집 탐방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겨울부터 제가 밀가루와의 전쟁을 선포했기 때문에 콩국물은 먹을 수 있지만 국수는 제외 대상입니다. 그래서 결국 할매 선지국 당첨~!! 저는 고디탕, 신랑은 콩국수를 먹기로 하였습니다.
자인시장은 3일, 8일이 장날인데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정말 28일 일요일이 장날 이였습니다. 오마이갓!! 주차할 곳이 없어서 시장을 크게 2바퀴 빙빙 돌았습니다. 운 좋게도 길 가에 한 자리가 나서 얼른 차를 대고 할매 선지국 집을 찾아갔습니다. 저희가 갔을 때 시간이 오후 1시 반 정도 되었는데요. 자리가 거의 만석이였습니다
문 앞에 한 자리가 있어 앉은 후 고디탕과 콩국수를 주문했습니다. 다 7천원씩인데 고디탕이 천 원 더 비쌉니다. 원산지 표시판을 보니 전체 다 국내산 고디는 자연산이라고 합니다. 식재료부터 뭔가 더 믿음이 갑니다.
10분 정도 기다리니 정갈한 반찬과 함께 고디탕을 먼저 주십니다. 8천원 치고 너무 괜찮은 거 아닙니까? 메인 국인 고디탕, 반찬 6가지에 된장찌개, 청양고추, 채소비빔밥까지 정말 푸짐했습니다. 고디탕은 들깨를 넣어 끓여서 고소하고 국물이 진했습니다. 통통한 고디도 엄청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
고디탕 하니 갑자기 추억 하나가 떠오릅니다. 대학시절 기숙사 생활을 했었는데 고디탕이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친구 : 오늘 점심 뭐야?
나 : 고디탕 이라는데?
친구 : 그게 뭐야?
나 : 니 고디 모르나??
친구 : 국 그릇을 보더니 “아~ 다슬기!”
나 : 고디.
친구 : 다슬기 보고 고디래 푸하하하!!!
그 일 이후로 고디가 다슬기의 경상도 방언인 줄 알게 되었습니다.
경상도에서는 대부분 식당의 간판이나 메뉴판에도 고디탕이라고 적혀 있어서 저는 이게 표준어인 줄 알았지 뭐예요.
여하튼 고디탕 한 숟갈 먹는 순간 입안에 고소함과 건강함이 느껴졌습니다. 흰쌀밥 위에 올려먹는 실 오징어채도 어찌나 달큼하고 맛있던지! 채소 비빔밥에 된장찌개도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반찬 하나하나가 감칠맛이 나서 왜 맛집이라고 하는지 정말 이해가 되더라고요.
조금 기다리니 신랑이 주문한 콩국수도 나왔습니다. 사진으로 봐도 국물이 정말 진해 보이죠? 콩국물을 조금 뺏어먹어 봤는데요. 고소하고 진한 것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삼정 콩국수에서 먹었을 때 보다 국물이 진합니다. 면은 얇은 편이어서 잘 씹히고 호로록 잘 넘어가네요. 소금을 안 넣어도(어떤 지역은 설탕을 넣어 먹기도 하던데 경상도는 대부분 소금을 넣어 먹는 것 같습니다.) 국물 본연의 고소함이 정말 끝내줍니다.
저희가 밥을 먹고 있는데 계속 만석이여서 자리가 있냐고 물어 오시는 손님들이 꽤 되더라고요. 먹고 있는데 옆에서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왠지 빨리 먹고 나가야 할 것 같은 기분. 너무 맛있어서 국물 끝까지 탈탈 긁어먹고 나오긴 했으나 막바지에는 먹는 속도가 막 빨라져야만 했습니다. 의도치 않게 주말 장날에 온 탓에 정신이 없더라고요.
분위기 좋은 멋진 식당은 아니지만 어릴 적 엄마와 함께 갔던 장날의 정겨움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나중에 청도 운문사 갔다가 어른들 함께 모시고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운 여름날 대구 근교 드라이브하시고 시원한 콩국수 드시고 싶은 분들께 자인시장 “할매 선지국” 콩국수 추천합니다. 다른 메뉴도 다 맛있으니 입 맛 따라 한번 드셔 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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